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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배우 박정민 추천 도서 5선 / 감성을 채우는 문학 여행

by 얌전한 뭉치 2025.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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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출판사 ‘무제’를 차린 영화배우 박정민 = 무제

 

배우 박정민은 스크린에서 탄탄한 연기력과 독특한 매력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죠. 최근에는 무제 출판사의 CEO로 활동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요, 그의 책 선택에서도 섬세한 감수성과 폭넓은 취향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박정민이 추천한 다섯 권의 책을 소개하며, 각각의 매력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박정민 배우 그림과 책들 = 지피티

1. <모래비가 내리는 모래 서점> 문보영 / 문학동네

문보영의 시집 <모래비가 내리는 모래 서점>은 모래에 파묻힌 책 위로 모래비가 내리는 독특한 서점을 배경으로, 사람들은 이곳에서 타인의 인생을 읽습니다. 첫 시 「방한 나무」의 “지금부터 내가 지어낼 세상에는 난방이라는 개념이 없어”처럼, 작품 속 존재들은 현실과 다른 논리로 살아가며 기발하고 귀여운 전환이 가득합니다. 수영장은 물을 구경하는 곳이 되고, 식당 음식값에는 평행 우주의 모든 음식값이 포함되며, 세상의 질문은 공항 인포메이션 데스크에서 답해주는 등 상상력이 빛나는 세계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이 얼마나 오래 모래 서점에 머물렀는지 알 수 없다 한 시간이었을까 하루였을까 열흘? 일 년? 아님 반생? 그들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오래 모래 서점에 머물렀고 모래에 파묻히지 않으며 모래와 사는 방법을 익혔다 이제 밖으로 나갈까? 셋 중 하나가 말한다 이제 모래비는 그만 맞고 싶다 그들 중 누군가 빈다 그러나 밖으로 나가는 방법은 너무 쉬워서 그들은 다른 방법을 생각한다 그 자리에 서서 가만히 모래비를 맞는다 모래비를 맞는 것도 밖으로 나가는 한 방법이다
_「모래비가 내리는 모래 서점」 부분

2. <음악소설집> 김애란, 김연수 외 / 프란츠

다음으로 추천한 <음악소설집>은 음악을 중심으로 한 다섯 편의 소설을 모은 앤솔러지입니다. 출퇴근, 공연장, 길거리 등 일상 속 음악이 순간을 특별하게 만들듯, 각 소설은 음악과 함께한 기억과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합니다. 김애란, 김연수, 윤성희, 은희경, 편혜영 한국 문학을 대표하는 다섯 작가가 현실과 상상을 오가며 음악과 삶의 교차점을 아름답게 그려냅니다. 독자는 음악과 함께 흐르는 다채로운 이야기 속에서 순간의 감정을 생생히 체험할 수 있습니다.

 

“빛과 어둠, 고요와 소음이 서로 교차하는 여름밤은
그 자체로 완벽한 오케스트라였다.”
-김연수, 「수면 위로」

3. <얼음의 책>  한유주 / 문학과 지성사

한유주의 소설집 <얼음의 책>은 낯선 시선과 독창적 글쓰기로 주목받는 젊은 작가의 두 번째 창작집입니다. 아홉 편의 단편 속에서 작가는 소설의 전통적 문법을 넘어 사물과 대상의 또 다른 세계를 탐구하며, 글쓰기 그 자체를 이야기의 중심에 놓습니다. 완성된 서사보다 글쓰기 과정과 언어의 가능성에 집중하며, 독자는 익숙한 세계를 새롭게 경험하고 ‘딱 집어 말할 수 없는 어떤 것’들에 담긴 섬세한 울림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이야기들은 이야기되어지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내가 지금 쓰고 있는 문장들은 하나의 이야기를 구성하지 않는다. 그저 글자들의 총합인 것은 아니라고 여겨진다. 그러나 일기도 아니다. 여행기도 아니다. 원예서적은 더더욱 아니다. 상품 카탈로그도 아니다. 소설로는 가능할까?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확신할 수는 없다. 잉크가 흐려지고 있다.

4. <아침 그리고 저녁>  욘포세 / 문학동네

<아침 그리고 저녁>은 인간 존재의 시작과 끝을 단순하고 간결한 문체로 담아낸 소설입니다. 노르웨이의 황량한 피오르를 배경으로 평범한 어부 요한네스의 탄생부터 노년까지 삶의 여정을 꾸밈없이 그립니다. 일상 속 사소한 순간과 내적 독백을 통해 생과 죽음, 고독과 기억을 섬세하게 포착하며, 독자는 평범한 일상 속에 숨겨진 삶의 의미와 존재의 무게를 새롭게 느낄 수 있습니다.  배우로서 진지하고 사려 깊은 성향을 가진 박정민의 취향이 잘 드러나는 선택입니다.

 

이제 아이는 추운 세상으로 나와야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는 혼자가 된다, 마르타와 분리되어, 다른 모든 사람과 분리되어 혼자가 될 것이며, 언제나 혼자일 것이다, 그러고 나서, 모든 것이 지나가, 그의 때가 되면, 스러져 다시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 왔던 곳으로 돌아갈 것이다, 무에서 무로, 그것이 살아가는 과정이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새, 물고기, 집, 그릇, 존재하는 모든 것이, 올라이는 생각한다, 15~16쪽

5. <두고 온 여름> 성해나 / 창비

젊은 감각으로 사랑받는 창비 소설Q 시리즈입니다. 부모의 재혼으로 잠시 형제로 지냈지만 마음을 나누지 못한 기하와 재하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관계와 마음의 미묘한 흐름을 섬세하게 그립니다. 이제는 함께할 수 없는 인연과 슬픔, 실패한 이해조차도 희미하지만 의미 있게 남는 기억으로 담아내며, 독자에게 따스하면서도 묵직한 위로를 전하는 작품입니다.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고 공감해야 하는 배우 박정민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입니다.

 

소설의 마지막 장을 쓸 때마다 내가 두고 온 인물들이 그곳에서 행복하기를, 평온하기를 빈다. 나도 모르는 세계에 그들만 남겨두었다는 죄스러움을 사하기 위함도 있지만, 그보다는 그들의 삶이 마침표로 끝나지 않고 쉼표로 남아 오래 흐르기를 희원하기 때문이다.
『두고 온 여름』을 쓸 때도 마찬가지였다. 기하와 재하도 그럴 수 있기를, 그들이 살아갈 나날이 더욱 복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썼다.
그곳에서 기하와 재하는 몇번의 여름을 맞을까.
몇번의 사랑을 하고, 또 몇번의 이별을 준비할까.
나는 어떨까.
이 소설을 읽는 당신은.

우리가 맞을 무수한 여름이 보다 눈부시기를.
어딘가 두고 온 불완전한 마음들도 모쪼록 무사하기를.
바란다.
- 작가의 말에서

박정민이 추천한 다섯 권의 책, 책 소개와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스크린 속에서 보여주는 그의 섬세한 연기와 맞닿은 감수성을 경험하고 싶은 독자라면, 이번 추천 도서 목록을 통해 새로운 감각과 영감을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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