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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다 이루어질지니>: 동화 같은 이야기의 시작 - 첫인상 리뷰

by 얌전한 뭉치 2025.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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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다 이루어질지니>는 첫 회만 봐도 꽤 독특한 기운이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제목에서 예상할 수 있듯, 소원을 주제로 한 이야기지만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요술램프’나 ‘행운의 정령’ 같은 따뜻하고 마법적인 이야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작품을 주도하는 세계관은 온 마을이 정성으로 사이코패스 아이를 키운다면?이라는 질문으로 시작해 점차 인간의 본능, 미스터리, 블랙코미디, 로맨스의 결까지 펼쳐지죠. 장르의 경계를 허물며 이야기를 이어가는 이 작품은 김은숙 작가의 귀환작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합니다.

<다 이루어질지니> 포스터 (좌)김우빈(우)수지 = 넷플릭스

 

김은숙 작가는 <도깨비>, <태양의 후예>, <미스터 션샤인> 등 굵직한 작품들을 통해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드는 감성 서사를 만들어 온 작가입니다. 이번 <다 이루어질지니>에서도 그런 김은숙 작가의 장기가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습니다.

 

특히 첫 화부터 느껴지는 것은 “이야기를 시작하는 방식 자체가 낯설고 신선하다”는 점입니다. 주인공 ‘기가영’은 감정이 없어 철저히 감정을 교육받아야 하는 인물로 등장하고, 그녀 앞에 나타나는 ‘지니’는 전형적인 정령이 아니라, 계약과 대가의 원칙을 가진 사탄적인 존재이지만 이상하게 두 인물에게 끌리게 됩니다. 또한 시각적 연출도 인상적입니다. 붉은 조명, 기묘한 인테리어, 다소 과장된 듯한 동선과 구도가 어우러지면서, 마치 동화책 속에서 튀어나온 공간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그 안에 담긴 대사와 캐릭터의 태도는 어른스럽고, 때로는 냉소적이기까지 합니다. 이처럼 감각적인 스타일과 묵직한 서사의 공존이야말로 <다 이루어질지니>가 가진 가장 큰 매력 중 하나입니다.

 

물론 처음 접하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이게 도대체 무슨 장르지?" 싶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모호함이야말로 이 시리즈를 계속 보게 만드는 원동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동화처럼 포장된 이야기 속에 인간의 욕망, 계약, 구원, 존재 의미 같은 묵직한 질문이 숨어 있음을 암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편에서는 <다 이루어질지니> 속 등장인물들을 본격적으로 다뤄보겠습니다. 다음 글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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