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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추천

넷플릭스 영화추천 〈에놀라 홈즈〉 – 셜록의 여동생, 세상에 뛰어들다

by 얌전한 뭉치 2025. 7. 8.

 

1. 빅토리아 시대 런던을 무대로 펼쳐지는 이야기

〈에놀라 홈즈〉는 19세기 말 빅토리아 시대 런던을 배경으로 한다. 익숙한 셜록 홈즈 세계관을 공유하지만, 이번 주인공은 셜록의 여동생, 에놀라 홈즈이다.

16번째 생일 날, 에놀라는 어머니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억지로 기숙학교에 보내려는 오빠 마이크로프트의 계획을 피해, 그녀는 홀로 런던으로 향한다. 그 여정에서 우연히 만난 도망 중인 후작 테웍스베리와 엮이게 되고, 두 사람은 각자의 방식으로 누군가의 음모와 맞서 싸운다.

에놀라는 추리력과 관찰력, 타고난 기지를 무기로 런던을 종횡무진하며 사건의 중심을 파고든다. 그녀의 여정은 단순한 실종 추적이 아니라, 자신만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성장의 과정이기도 하다.


2. 당당한 여주인공과 따뜻한 눈빛의 남주인공, 그리고 인상 깊은 한 마디

주인공 에놀라 홈즈 역은 밀리 바비 브라운이 맡았다.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녀는, 이 영화에서도 생동감 넘치는 연기로 캐릭터에 숨결을 불어넣는다. 관객을 향해 말을 거는 ‘네 번째 벽 깨기’ 연출은 그녀의 당돌한 매력을 더욱 빛나게 한다. 에놀라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움츠러들지 않는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내 이름은 에놀라. 거꾸로 하면 ‘혼자(lone)’가 되지. 하지만 난 혼자 있어도 괜찮아.”
이 대사는 그녀의 독립적인 정체성과 삶에 대한 태도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세상의 규칙을 따르기보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움직이려는 인물이라는 점이 더욱 매력적이다.

남자 주인공 루이스 패트리지는 젊은 후작 튜크스베리 역을 맡아 부드럽고 세련된 분위기를 보여준다. 처음엔 보호받는 인물처럼 보이지만, 점차 자신의 신념과 용기를 드러내며 에놀라와 대등한 파트너로 성장한다. 에놀라의 여정을 따라가며 함께 성장하는 튜크스베리의 모습은, 소년 캐릭터로서 보기 드문 섬세함을 지닌다.

그리고 셜록 홈즈 역의 헨리 카빌은 조용하면서도 품위 있는 존재감을 드러낸다. 에놀라의 자유롭고 독립적인 선택을 바라보는 형으로서, 과거와 미래의 균형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3. 원작은 낸시 스프링거의 청소년 소설 시리즈

〈에놀라 홈즈〉는 작가 '낸시 스프링거(Nancy Springer)'의 소설 시리즈 『The Enola Holmes Mysteries』를 원작으로 한다. 2006년 출간된 첫 번째 책 《The Case of the Missing Marquess》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이 시리즈는 에놀라가 오빠 셜록보다 앞서 사건을 해결하며, 전통적인 남성 중심 탐정 서사를 비틀고 재구성한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청소년 문학답게 빠른 전개와 재기 발랄한 유머, 그리고 독립적인 여성상이라는 특징이 돋보인다.

현재 영화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1편과 2편이 제작되었으며, 3편도 준비 중이다. 원작 팬이라면 영화와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충분하다.


4. 이런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에놀라 홈즈〉는 추리와 모험을 좋아하는 관객에게 잘 어울린다. 특히 기발하고 똑똑한 여성 주인공, 그리고 사랑스러운 로맨스와 적당한 액션을 한 번에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알맞은 작품이다.

기존 셜록 홈즈 시리즈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익숙함 속의 신선함을, 성장 드라마나 청춘 영화를 즐겨보는 이들에겐 몰입감 있는 흐름을 제공한다.

또한 넷플릭스 구독자라면 어렵지 않게 감상할 수 있으며, 부담스럽지 않은 러닝타임과 밝은 분위기 덕분에 가볍게 보기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혼자 있는 날이나 기분이 조금 쓸쓸할 때, 이 영화는 나를 응원하는 듯한 따뜻한 시선으로 다가온다. 당차고도 섬세한 에놀라의 여정은, 보는 이의 마음에도 용기를 건넨다.